가장 먼저 건물을 보호하는 담장을 계획하고, 어린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해 계단이나 사각지대가 없는 단층 건물을 지었다. 단층 건물 특성상 답답할 수 있는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층고를 3.5m 이상으로 높게 설정해 면적 대비 넓은 공간감을 꾀했다.
쉽게 볼 수 있는 획일화된 사각형 건물이 아니라 다소 낯설고 생경한 형태를 띤 이곳의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담장을 따라 좁고 긴 복도가 안내한다.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생각지 못했던 길쭉한 세모 모양의 정원이 짠, 하고 나타나 환대한다. 이 집의 마중물 같은 곳이다. 정원과 바로 맞닿은 수영장은 단연 이 집의 시그니처 공간으로, 절반은 실내 수영장이면서 절반은 야외 수영장인 하이브리드 형태여서 아이들이 계절과 상관없이 원하는 때에 언제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타일이 아닌 시멘트 레진으로 마감해서 청소에도 용이하고, 물빛이 흡사 지중해 바다처럼 맑고 청명하게 보인다. 이외에도 야외에는 작은 중정이 있어 온가족이 모여 바비큐나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실내는 주방과 거실, 욕실과 침실 2개, 아이들의 미니 놀이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벽면과 천장은 미색 도화지를 닮은 화이트 컬러 베이스로 마감하고 우드 색감의 소재를 드물게 배치하는 식으로 마감해서 자연친화적 느낌을 더했다. 순환 구조로 설계했기에 부모는 수영장에 따라 들어가지 않고서도 실내 어디서든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거나 뛰노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 마음이 놓이고, 아이들 역시 시야에 항상 부모가 담겨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공간 전체를 통틀어 불필요한 동선을 줄이는 구조로 계획하면서 너무 주거 공간처럼은 보이지 않게끔 했는데, 매립형 수납장으로 디자인적 미감을 살리고 필요한 기구는 직접 제작하는 식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