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코나가 2024년 진행한 천안 메디그린 한방병원 프로젝트는 800평에 달하는 대형 한방병원을 신선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리뉴얼 시공한 사례이다. 클라이언트는 기존의 한의원, 또는 한방병원이 가진 고루하고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되 한방 치료의 아이덴티티인 치유를 색다른 형식으로 드러낼 수 있는 공간 디자인을 의뢰했다. 로비와 진료실, 상담실, 치료실과 입원 병동까지 갖춘 대대적인 규모여서 어느 때보다도 확실한 콘셉트와 꼼꼼한 설계가 요구되는 사례였다.

유연함(Flexibility), 치유(Theraphy), 본질(Essential), 회복(Cozy)이라는 4가지 키워드로 접근해 연구한 결과, 더 코나는 별이 총총히 박힌 밤 아래의 숲속 오솔길을 공간의 콘셉트로 설정하고 그곳을 소요하며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사람을 페르소나로 수립했다. 메인 컬러는 민트과 딥그린, 뉴트럴 베이지로 정하고 원과 같은 유기적 곡선을 활용해 공간 전체가 이타적이고 유연하게 다가가도록 했다. 

치유는 병원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돼야 하는 법. 엘리베이터에서 막 내린 이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천장 조형물을 로비 중앙에 설치했다. 밤하늘을 이루는 별자리를 모티브로 삼고 조명을 달아 꽤 웅장하게 형상화한 이 조형물은 다소 낯설지만 왠지 모르게 자꾸 시선을 끌도록 했다. 자연주의 플랜테리어 역시 공간 구성의 주요 요소가 되었다. 대기실 외에도 운동 치료실, 휴게 공간, 병동, 복도 곳곳에 미니 게릴라 가든이 등장하도록 배치했다.

한편 한방과 양방을 통합 치료하는 병원의 특성을 살려서 양방을 의미하는 곳은 뉴트럴 베이지, 한방을 의미하는 공간은 민트와 그린 컬러를 활용해 고객들이 각 공간을 다르게 인지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진료실과 상담실은 자연친화적 소재를 마감재로 활용해서 신뢰감과 무게감을 자아내도록 연출했다.

또 장기간 입원하는 암 환자와 골절 환자가 많은 이 병원의 특성을 고려해 입원 환자들이 느낄 답답함 혹은 따분함을 잠시라도 해소할 수 있도록 자연주의를 접목한 테라스를 휴게 공간으로 조성했다.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과 임직원이 틈틈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